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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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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장에서 만난 어여쁜 유과 어제가 창녕 영산장날이었다. 5일 10일이다. 31일이 있는 달에는 30일 말고 31일에 장이 선다. 그 장에 가면 이런 유과를 살 수 있다. 입이 큰 사람은 한 입에 쏙 할 수 있다. 나는 어렵더라. 그래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 건 입 작은 사람도 마찬가지더라.
우포늪 저어새 나는 보았네. 부리가 노란색이 아닌 그냥 부리 저어새 일당을. --- 2023년 1월 28일
화왕산의 새와 벌레 옥천계곡에서 화왕산 올라가는 들머리 새들에게 습격당한 벌레들의 아파트. ---2023년 4월 10일
화왕산과 봄 창녕 화왕산의 진달래, 억새, 버드나무. 진달래와 억새는 좋고 멋지다 해도 볼 수 있는 다른 산이 적지 않게 있다. 반면 버드나무가 산꼭대기에서 자라는 경우는 참으로 드물다. 버들은 습지식물이고, 습지는 저 아래 낮은 데에 형성되기 마련이니까. 밀양 재약산 사자평 700~800m 고지에도 있는데 거기가 높기는 하지만 산꼭대기는 아니므로. 가운데 네모 난 못은 용호상박과 용쟁호투의 현장 용지(龍池). 호랑이 대가리가 여기에서 발굴되었는데~~ 옛날 기우제를 지내면서 이걸 집어 넣고는 물 속에 사는 용이랑 한 바탕 붙어서 구름을 모으고 비를 내려 달라는 주술. 그리고 용지 왼쪽 위에 보이는 네모 난 울타리는 창녕조씨 득성비. 관련 전설은 인터넷 찾아보면 나옴. 이 또한 용지 관련이라네. --- 2023년 4월..
목포늪 뒤덮은 물풀들 우포늪의 일부인 목포늪 짙은 초록 융단이다. 마름과 개구리밥 쫙 깔렸다. 무너미 한 번 하면 언제 그랬냐 싶게 싹 사라지고 없다. *무너미=물이 넘쳐흘러 넘어감. *우포늪은 우포늪+목포늪+사지포늪+쪽지벌 넷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어릴 때 이름은 우포늪 목포늪 아니고 소벌 남개벌이었다. *'목포제방'을 검색해서 창녕읍내에서 이방면 방향으로 1080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 우만마을 일대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들어가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2023년 7월 12일
이런 나무 어르신~~ 풀밭에 누웠다 하늘이 보인다 구름은 간데없고 이파리가 가득하다. 설렁 일어나 잎사귀를 간질이던 바람 내게 스며들어 머리를 헹군다. 이런 고마우신 나무 어르신 나는 몇몇 분 모시고 있다. #창녕 우포늪 사지포제방 근처 언덕배기 팽나무 #경남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 175
70년대 문자가 아직 그대로 70년대 문자다. 80년대까지 유효했다. 쇠딱지는 보았지만 나무딱지는 처음 본다. '방첩'은 간첩을 막자는 뜻이다. 지금 우리가 막아야 할 간첩은 북한 간첩일까 일본 간첩일까. 경남 창녕군 이방면 우만길 30-1 뒤편 대문
남지 개비리 자드락 오솔길 마삭줄 고운 단풍 들어갈 땐 못 보고 돌아올 때 보았네. ----2023년 10월 16일
거대한 뿌리를 보았네 나는 거대한 뿌리를 보았다. 1. 경남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우포늪생태관이 있는 쪽 출입구에서 우포늪으로 들어간 다음 우포늪과 마주쳐서 왼쪽으로 길 따라 가다보면 양쪽에 나타난다. 하나는 육지 쪽에서 바위를 갈랐고 다른 하나는 물 쪽에서 한 길 건너뛰어 또다른 나무를 뻗어냈다. 2. 경남 고성군 마암면 마동호갯벌 근처에서도 보았다. 삼락리 554 일대 언덕배기에 있는데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다시 거기서 왼쪽 아래로 흐르면서 바위를 쪼갰다. 여기 일대는 퇴적암 해식애가 발달하여 줄줄이 이어지면서 색다른 경관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3. 우리집 근처에도 있더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안계마을 뒤편 서재골인데 지번은 삼계리 1363이다. 아주 멋졌다. 여름에 옆에 개울물이라도 흐를 양이면 ..
창녕에는 전두환 조상을 기리는 탑비가 세 개 있다 1. 남산호국공원 경남 창녕군 영산면에는 아름다운 무지개다리로 유명한 만년교가 있다. 남산호국공원 들머리에 있는데 이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사시사철 많은 이들이 찾아온다. 만년교를 지나 안에 들어가면 엉뚱한 시설물들이 나온다. 임진왜란호국충혼탑이 가장 먼저 눈에 띄고 임진왜란화왕산승전도와 전제장군충절사적비도 잇따라 보인다. 처음 찾은 사람들은 어리둥절해한다. 세 가지 시설물에서 빠짐없이 나오는 전제 장군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다. 당연하다. 의병 활동을 한 것은 맞지만 이렇게 크게 모실 인물은 아니다. 게다가 여기 적혀 있는 내용은 대부분이 가짜뉴스다. 중요한 대목만 추려서 한 번 살펴보겠다. 이 탑비들은 1982년 5월 31일 준공되었다. 2. 영산현감전제장군충절사적비 ①임진왜란 ..
엄마의 키질, 나의 키질 나는 저 키와 체를 경남 창녕 어느 시골마을 허름한 민가에서 보았다. 둘이 생김새는 다르지만 알곡에 섞여 있는 쭉정이나 찌꺼기를 걸러내는 데 쓰인다는 것은 똑같다. 키는 알곡들이 무겁고 가벼운 차이에 따라 내려오는 속도가 다른 원리를 활용해 걸러낸다. 체는 작은 구멍을 기준으로 크고 작은 것을 가려서 걸러낸다. 1. 어렵지 않은 키질 키질은 얼핏 보면 쉽지 않을 것 같다. 허리를 굽혔다 펴면서 곧게 뻗은 팔을 얼굴 높이까지 올리면, 키에 담겨 있던 것들이 길게 줄줄이 따라 올라간다. 그랬다가는 다시 순서대로 떨어지면서 타다닥 튀는 소리를 낸다. 검불이나 지푸라기 같은 것들이나 가벼운 쭉정이는 하늘하늘 내려오다가 흩어진다. 아니면 스쳐지나는 바람에 쓸려가곤 하는데 그때마다 마른 흙냄새가 풍겨온다. 2. 엄..
사라져가는 것들-흙돌담 헛간과 들깨 깻단 오랜 세월 쌓인 진흙이 굳어져 만들어진 이암(泥巖)과 굳어지지 않고 동네 개울가에 있던 진흙을 이개어서 담을 두른 헛간. 아래깨에 깻단을 걸쳐 말리고 있는데 들깨의 그 꼬신내가 여기까지 진동을 한다. 경남 창녕군 유어면 대대리 대대길 157-3
하찮은 것은 무엇이고 귀중한 것은 무엇인가 안동 병산서원 측간은 아름답게 여겨지며 갖은 보호를 받고, 경남 창녕 어느 시골 마을 농가의 측간은 이렇게나 허름하다. 하나는 양반들 것이고 다른 하나는 평민들 것일 뿐인데 문화가 흐르는 맥락과 다양한 역사성이 봉건 양반들이 전유해왔다는 생각은 다만 착각일 따름이다. 하나는 문화재 전문가들이 즐겨 찾고 하나는 그들이 모르는 척 외면했을 따름인데. 관점을 바꾸어라 처지를 뒤집어라. 그들은 거의 전부가 양반의 후예를 자처하며 자랑스러워하지만 실로 대단한 것은 문물과 재화를 몸소 생산해온 평민들이 다시 평민으로 이어지는 숨결 그 맥박의 흐름이다. 우리 바로 옆에 있는 일상을 함께해온 이 측간이 병산서원에 있는 그 문물보다 어찌 못하다고 할 수 있을까. 관점을 바꾸어라 처지를 뒤집어라 무엇이 귀중하고 무엇이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