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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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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회면의 흙돌 농협 창고 하마터면 '방굥'이라 읽을 뻔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멸굥'하고 싶다. 경남 합천 가회면 신등가회로 1102 흙과 돌로 지은 1970년대풍 흙돌담 농협 창고.
너거는 이런 시금치 못 사제? 볏짚으로 싸맸다. 둥그렇게 여몄다. 단단하게 묶었다. 손가락으로 눌러도 안 들어갈 정도로 탄탄했다. 한 단에 4000원 했다. 오전에는 5000원 팔았단다. 합천 삼가장날 난전에서 샀다. 삼가장은 2일과 7일에 선다.
황매산에서 거철 카르텔을 떠올렸다 사마귀를 보면 생각나는 단어가 하나 있지.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고 사마귀가 수레에 맞선다는 뜻이라네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무리를 일컫는 경우도 있지. 역사는 물처럼 절대 건너뛰지 않고 때로는 막히고 때로는 역류하지만 크게 보면 자유와 평등 그 폭과 깊이를 더하는 방향으로 흘러 나간다는데. 역사를 가로막고 거스르는, 자기만 옳다고 뻗대는, 고속도로까지 휘게 만드는, 거철 카르텔이 자네를 보니까 떠오르네. 하지만 그래도 자네 탓은 아니니까 황매산 등산길에 걸터앉아 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는 말게.
열매지기공동체가 고마운 까닭 1. 2023년 11월 13일 열매지기공동체를 위해 글을 쓴 적이 있다. 거기서 생산하는 생강차와 생강청을 조금이라도 더 널리 알리고 한 병이라도 더 팔리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이번에 우연히 열매지기공동체의 서정홍 선배와 통화를 했는데 덕분에 그로부터 주문이 많이 들어와서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경남한살림과 부산한살림에서도 요청이 오고 해서 거기도 공급하게 되었다고 했다. 지난 3년 동안은 한 푼도 나눠 갖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100만 원씩 배당을 했다고 한다. 크다면 큰돈이지만 한 해 동안 생강을 길러서 제품까지 생산한 노고에 견주면 결코 많다고는 할 수 없는 금액일 텐데도, 고맙다고 했다. 2. 사실은 내가 더 고맙다. 먼저 그렇게나 크게 도움이 된 것은 아닐 텐데도 그렇게 말해 주어서 고..
낙원은 초록색 예식은 붉은색 경남 합천군 삼가면 낙원예식장 현관을 물들인 단풍 아름답구나. 전화번호 T 32-4442에TJ 국번이 세 자리가 아닌 두 자리인 것이 아마도 80년대 식이지 싶다. 낙원은 초록색으로 차분하고 예식은 붉은색으로 한창 불타올랐구나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한때 많은 이들이 여기서 백년가약을 했겠지. 그들의 황혼도 이 단풍만큼 그럴듯하기를. 경남 합천군 삼가면 일부리 765. (2023년 11월 9일 오후)
석 달 전 삼가장날 새끼줄로 엮은 마늘 한 접 1. 나는 이런 마늘이 좋다. 열 개씩 하나로 열 묶음을 새끼줄로 엮었다. 이렇게 마늘을 한쪽으로 치우치게도 하고 여자아이 머리 땋듯 양쪽으로 갈래 지게도 한다. 이런 마늘 한 접을 베란다 빨랫줄에 매달아 놓고 있다.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똑 분질러 가져온다. 한 쪽씩 쪼갠 다음 손톱이나 칼로 껍질 까서 먹는다. 나는 이 마늘을 석 달 전에 장만했다. 2일과 7일에 열리는 합천 삼가장에서 3만 원을 주고 샀다. 덕분에 지금껏 싱싱한 마늘을 먹고 있다. 껍질을 벗긴 마늘은 냉장고에 넣어두어도 금세 시들시들해진다. 조금 더 지나면 싹도 나고 패기도 하다가 흐물흐물 녹고 썩어버린다. 먹기도 거시기하고 버리기도 거시기하다. 2. 시간이 아까워 어떻게 그리 하느냐 말해주는 친구가 있었다.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