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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오래 떨어져 있어서 잘 보이는 모국 1. 22년 전, 13년 차 기자 성우제는 장애를 가진 자녀 때문에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다. 한국에서는 아무렇게나 방치되는 장애인을 캐나다에서는 인간으로 살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잘나가는 시사잡지 기자 생활을 접고 월급을 모은 돈과 아파트 판 돈을 갖고 캐나다로 날아갔다. 원래 이민이란 게 몇십 년 살아온 자신의 뿌리를 통째 뽑아 옮기는 존재의 결단이다. 그래서 새로 잔뿌리를 내리지도 못한 이민 초기는 새로운 정착과 생존을 위한 고달픈 몸부림의 연속이었다. 그에게는 아이를 제대로 키워야 한다는 뚜렷한 이유가 있었기에 그 몸부림은 더욱 절박하였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자영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준비 작업으로 음식점에 '알바'로 들어가 새벽부터 '철카트'를 밀며 뛰었다. 펜..
쉽고 편하게 읽는 가야 역사책-'가야로 가야지' 제가 책을 한 권 내었습니다. ‘가야로 가야지’입니다. 기원 전후부터 서기 560년대까지 가야의 600년 역사를 유물·유적과 역사 기록을 통해 개괄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아울러 장수·남원·고령과 김해·함안·고성·합천·창녕 등 대규모 고분군이 남아 있는 여덟 군데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밖에 순천·동래·성주 등 안팎의 주요 지역들도 포함시켰습니다. 1. 처음 나온 가야 전체 역사서 역사 애호가로서, 가야 역사 전반에 대한 책이 여태 한 권도 없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서 펴낸 책입니다. 물론 여태 가야를 다룬 책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대부분 딱딱한 전문 학술 용어로 가득찬 학술서적이 아니면 주마간산식으로 사실을 나열하고 자신의 감정을 덧붙이는 여행기나 답사기였습니다. 저는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었다 1.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왜 좀 일찍 읽지 않고 이제 와 손에 들게 되었는지 후회스러웠다. 그랬다면 좀더 열린 자세와 능동적인 태도로 사람을 사귀고 세상과 교섭할 수 있었을 텐데 싶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굳이 그렇게까지 여길 일은 아닌 것 같았다. 물론 일찍 읽었으면 그것대로 재미와 감흥이 더했을 것이다. 하지만 쓴맛 단맛 나름 겪고 예순에 이르러 읽은 덕분에 여러모로 울림이 크고 깊었던 것 같기도 했다. 2.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사와 서술은 멋졌다. 그의 손끝에서 사람과 자연과 세상은 새로운 모습을 얻고 있었다. 한 번씩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훅 치고 들어와 근본을 꿰뚫어버릴 때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조르바도 말과 행동이 언제나 아름다웠다. 그의 말과 행동에 담겨 있는 생각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