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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열매지기공동체가 고마운 까닭

 

1.

20231113일 열매지기공동체를 위해 글을 쓴 적이 있다. 거기서 생산하는 생강차와 생강청을 조금이라도 더 널리 알리고 한 병이라도 더 팔리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이번에 우연히 열매지기공동체의 서정홍 선배와 통화를 했는데 덕분에 그로부터 주문이 많이 들어와서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경남한살림과 부산한살림에서도 요청이 오고 해서 거기도 공급하게 되었다고 했다.

 

지난 3년 동안은 한 푼도 나눠 갖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100만 원씩 배당을 했다고 한다. 크다면 큰돈이지만 한 해 동안 생강을 길러서 제품까지 생산한 노고에 견주면 결코 많다고는 할 수 없는 금액일 텐데도, 고맙다고 했다.

 

2.

사실은 내가 더 고맙다. 먼저 그렇게나 크게 도움이 된 것은 아닐 텐데도 그렇게 말해 주어서 고맙다. 그리고 몸에 좋은 건강한 먹을거리의 생산을 멈추지 않고 계속 공급해 주니 그게 가장 많이 고맙다.

 

내가 작은 힘이나마 열매지기공동체를 위하여 보태는 이유는 간단하다. 열매지기는 가난을 타고난 공동체다. 그런데 재생산을 해내지 못할 정도로 가난해져서 망하면, 여기서만 생산되는 건강한 먹을거리를 우리는 먹을 수 없게 된다. 나는 이기적이다.

 

3.

이번에 서정홍 선배한테 연락한 까닭은 어떤 이로부터 생강청이 아직 남아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다. 330mm들이 한 병에 15000원인데 파손 우려와 택배비 부담 때문에 한 병씩은 못 팔고 여섯 병 9만 원에 판다고 앞서 소개했던 제품이다.

 

선배는 많이 있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지난해까지는 100% 생강차만 만들었는데 올해부터는 생강차 20%, 생강청 80%로 바꾸어 차는 끝났지만 청은 아직 물량이 충분하다고 했다.

 

4.

선배는 설 명절을 맞아 세 병 포장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격은 택배비 5000원 포함해 5만 원인데 기관·단체·기업의 선물용으로 적당하다고 했다. 속으로 나는 김영란법이 여기에도 작용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330mm들이 생강청 세 병에 5만 원이면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시중의 다른 제품과 견주어 보면 전혀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거기에 구현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건강함을 생각한다면 꼭 비싸다고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5.

열매지기공동체는 이밖에도 여러 가지를 생산한다. 농토와 작물을 위해 소농(小農) 농법을 필수로 삼고 있어서 물량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씨앗에서 거름까지 자연 이외의 것은 사람의 손길밖에 들어가지 않기에 건강한 것만큼은 우리나라 최고 수준이다.

 

지금이 제철인 것은 여주차, 강황가루, 생강가루, 토란대, 칡즙이라고 한다. 바로 주문해서 받아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이밖에 감자, 고구마, 양파, 마늘, 배추, , 다래순 등은 그 철에 맞추어 문의하면 걸맞은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생산물별 판매 단위와 가격을 일일이 알려 드리기는 어렵다. 아래 전화번호로 문의하시면 늦지 않게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전화번호 010-7685-7202

               010-3819-8675

               010-8556-8239 서정홍

계좌번호 농협 84313952041530 서정홍

덧붙임 1

열매지기공동체의 서정홍 선배는 나무실마을에 터잡고 농사지으면서 여러 분들의 방문을 반기고 같이 이야기하며 생각을 나누는 것을 즐긴다. 마음 내어 찾아가면 좋은 말씀 많이 듣고 좋은 행동을 많이 배울 수 있다. 가까운 황매산과 모산재 그리고 영암사지를 함께 거니는 보람과 재미도 누릴 수 있다. 

2023년 9월의 황매산
영암사지 삼층석탑과 쌍사자석등

 

아래는 열매지기공동체의 농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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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지기공동체는 대략 서른 명 정도가 모인 생활공동체다. 경남 합천군 가회면 나무실마을 일대에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오염이 가장 덜한 지역에서 가장 건강한 방법으로 농사짓는 농사꾼들이다.

 

열매지기는 농토를 약탈하지 않는다. 농약은커녕 화학비료도 쓰지 않는다. 비닐로 땅을 덮는 일도 없다. 전기를 돌려야 하거나 기름을 때야 하거나 트랙터 같은 대형 농기계를 써야 하는 농법 또한 이들의 것이 아니다.

 

열매지기는 자신들의 편의나 이익을 위하여 농토나 씨앗을 변형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농토나 씨앗에다 자신들을 맞추어 가며 농사를 짓는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호미질하고 가래질하는 밭뙈기들은 크지 않고 조그맣다.

 

열매지기의 농사는 오랜 옛날부터 이어져 온 자연 농법과 연관되어 있다. 거름은 볏짚 같이 자연에서 나온 것만으로 만든다. 이랑과 고랑을 만들고 김을 매고 풀을 베는 것도 모두 연장을 들고 몸을 써서 한다. 사람들은 이를 소농이라고 한다.

 

열매지기가 기르는 작물은 모두 땅심을 제대로 받은 것들이다. 그들은 어떻게 해야 땅심을 더 돋울 수 있는지도 안다. 그들의 작물은 그만큼 더 튼튼하고 실하다. 입에 넣고 씹으면 식감부터 다르다. 흐물흐물 흩어지지 않고 통통 튀는 느낌이 목구멍까지 그대로다.

 

주위를 살펴보면 겉모양만 농산물이지 실제로는 공산품인 경우가 많다. 대형 비닐 공장에서 기름·전기·비료로 사육되어 소비자 입맛에 맞춤한 규격품들이다. 열매지기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룩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건강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생산은 많지 않다. 그래서 열매지기공동체 구성원들은 대체로 가난하다. 그래도 남탓이나 세상탓은 하지 않는다. 가난을 자신들의 삶의 방식으로 자발적으로 선택한 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나는 열매지기공동체의 오랜 세월에 걸친 구성 과정과 그 한해살이를 지켜볼 수 있었다. 그들의 신산과 간난 나름 알게 되었고 그럼에도 빛이 바래지 않는 정직함도 알게 되었다. 그들의 정직함은 전면적이다. 자연·세상·타인은 물론 자기자신에게까지 정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