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며칠 전 창녕 성산중학교 학생들이랑 역사문화탐방을 진행하려고 찾아갔다가 학교 진입로에 이런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것을 보고 모두 네 차례 놀랐다.
첫 번째는 저런 플래카드가 중학교 학생들 보라고 걸려 있다는 자체에 놀랐고
두 번째는 4.3제주항쟁, 4.16 세월호 참사, 4.19혁명을 다루는 계기 수업을 한다-할 수 있다고 해서 놀랐다.
세 번째는 이런 플래카드를 내거는 것을 선생님들이 당연하게 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세 가지 문안 가운데 투표를 해서 이렇게 정했다고 해서 놀랐다.
2.
마지막 네 번째는 이런 내용이 모두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우는 정식 교과서에 실려 있다고 해서 놀랐다.
1970년 중반 1980년 초반 내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4.3은 폭동이고 4.19는 의거였다. 또 정부 잘못으로 벌어진 참사는 입에 담으면 바로 잡혀가는 금기어였다.
1979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와 큰형이 중앙정보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주위를 두루 살피고 커튼을 제대로 여며 놓고도 목소리를 귓속말 수준으로 낮추던 모습이 아직도 나는 눈에 선하다. 경남 창녕 시골이고 가정집 안방이었는데도 그랬다.
3.
박정희 시절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음험한 권력기구 중앙정보부는 1981년 전두환 시절 국가안전기획부로 이름을 바꾸었고 그 뒤 1999년 김대중 시절 국가정보원이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주권자인 국민들이 지난 50년 세월 동안 끊임없이 피땀 흘리며 투쟁한 덕분에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그래도 이만큼 올라왔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면 내 피땀을 좀더 흘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나이 예순을 넘겼지만 나는 지금도 민주주의를 생각하면 피가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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