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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양산 통도사 바위와 소나무

 

바위가 있었네. 거기에 뿌리를 붙인 소나무를 보았네. 갈라진 틈새에 끼인 씨앗이 싹을 틔웠구나. 고꾸라질 듯하면서도 튼튼하게 자라나 푸르게 잎을 피웠다.

 

그러나 천만 년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생명은 없지. 언제 어떻게 죽을지는 아무도 모르지. 재수가 좋아 자연사할 수도 있고 느닷없이 들이닥치는 천재지변에 비명횡사할 수도 있고.

통도사 무풍한솔길 끝머리, 들어가면서 왼쪽 길가에 있다.

 

생명의 오고 감은 이렇듯 언제나 일정하지 않겠지. 하지만 어쨌든 왔으니 원래 본성대로 오래오래 잘 자라렴. 나도 한 번씩 와서 눈길로나마 쓰다듬어 줄게.

 

나무야, 소나무야. 초록 이파리 내밀고 씩씩한 모습으로 와 주어서 정말 고마워. 언젠가 네가 떠나고 없더라도 나는 조금만 슬퍼할게. 나도 생물이라서 너와 크게 다르지 않은 운명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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