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는 싱거워진 것 같아요
우리 사랑은 며칠이나 남았을까요
당신과의 이별은 오지 않았음 했는데
이제 서로에게 향한 마음 거둬요
싫은 것에 익숙해지지 마시고
요령 있게 잘 피하며 사세요
나이에 어울리는 것보단 당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하며 살고요
더없이 소중한 사람이 되어줘 고마웠어요
별일 없는 매일의 안부를 물어줘 고마웠어요
우리 둘만의 영화는 엔딩크레딧 오르고
혹시라도 쿠키영상 기대 마요
괜한 미련 갖지 말고 탈탈 털어버려요
우리 두 사람에겐 속편이 없어요
싫은 것에 익숙해지지 마시고
요령 있게 잘 피하며 사세요
나이에 어울리는 것보단 당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하며 살고요
더없이 소중한 사람이 되어줘 고마웠어요
별일 없는 매일의 안부를 물어줘 고마웠어요
행복하시라 전했으니 나는 이걸로 됐어요
우린 이제 가끔 안부나 묻고 살아요
작사 라떼양
작곡 라떼양
노래 우물안개구리
며칠 전 침대에 드러누워 황풍년한테서 받은 잡지 '귄있진'을 읽다가 벌떡 일어났다. 황풍년은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다. 별 기대 없이 펼쳤는데 첫머리부터 그럴듯한 노랫말이 적혀 있었다. ‘가끔 안부는 묻고 살아요’. 표정은 무심한 듯하고 내용은 아름답고도 슬펐다.
아, 세상 누군가는 사랑과 이별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구나……. 이런 노랫말을 써내는 솜씨도 예사로운 것이 아니지만 그와 더불어 이를 알아보고 주저 없이 첫머리에 올리는 안목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이와 함께했던 지난 나날을 되짚는 장면은 달콤하다. 그이 없는 앞날의 일상을 예상하는 대목은 담담하다. 상대에게 하는 당부는 자신을 향한 독백 같은 느낌이 난다.
전체적으로는 속울음이 살짝 비치는 듯하다.
# 광주문화재단에서 2023년 1월 펴낸 광주청년문화잡지 '귄있진' 창간호 1쪽에 있다.
# <귄있진>은 귄있다+매거진이다.
# 전라도 지역말 ‘귄있다’는 귀엽다+사랑스럽다+정감 있다+마음에 든다+α다. 한마디로 ‘볼매’다.
-----2023년 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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