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느티나무 나이가 몇 살일까.
63년생 나보다 그리 많진 않겠지.
쑥쑥 빨리 자라는 속성수니까.
60년 만에 이룩한 저 넉넉한 품새
60년 동안 키워온 저 연두의 함성
해가 뉘엿 기울 무렵
고단한 심신으로 저 그늘에 스며들어
불어오는 골바람에 머리를 헹구며
집과 사람과 들판과 개울을 굽어보다
어느새 길어진 그림자 끌면서
터덜터덜 내려오는 언덕길.
내 마음속
가장 푸근한 봄날.

--- 2023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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