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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다람쥐를 보았네

이름에 ''가 들어가는데도 귀엽다.

금은보화로 꾸미지 않아도 보기 좋다.

부풀려 단장하지 않아도 예쁘다.

 

날래서 그런지 사람을 피하는 기색이 없다.

가까이 다가갔을 때나 귀찮다는 듯

몸을 재게 움직여 멀어질 뿐

떨어져 지켜보면 저 할 짓 하느라

사람이 있는지 마는지는 신경쓰지 않는다.

 

쪼춤바리만으로도 잘 논다.

가만 멈추어 서서도 잘 논다.

놀이감이 없어도 한 나절이 후딱 지나간다.

 

사람들은 날마다

조금이나마 더 가지려고 몸부림인데

상처를 주고 받느라 정신이 없는데

사랑하거나 미워하느라 난리법석인데

인정받지 못한다고 안달인데

먹고살려고 발버둥치고 걱정하는데

 

아이든 어른이든

놀이감이 없으면 금세 따분해지는데

 

아무래도 다람쥐는 사람보다 한 길 위이지 싶다.

 

--2023년 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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