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양산 통도사 반야암 배롱나무
김훤주
2025. 5. 20. 10:34
배롱나무의 계절이 돌아왔다.
옛날에는 좋은 꽃 보려면
여기저기 찾아다녀야 했는데
지금은 눈만 돌리면
멋진 배롱 꽃이 천지에 널려 있다.
이제부터 9월까지는
눈이 호강할 차례다.
그나저나 정말 보기 좋은 것은
겨울 배롱나무가 으뜸이지.
꽃도 내려놓고
잎도 털어내고
껍질도 한 꺼풀 벗어 던지고
볕 바른 자리에 뿌리를 박은 채
더 이상 버릴 것 없는 자태로
북풍한설을 올라타 너울대는
가뿐한 부드러움이 참 좋더라.
그래서 나는
배롱나무 앞에 서면
늘 루저가 되고 만다.
옛날 성현께서는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하셨다.
## 2024년 7월 31일